디저트 만드는 파티쉐 되기(how to be a dessert maker)

2020. 6. 11. 22:43파티쉐

요즘 취미로 집에서 홈베이킹 하는 사람들이 많다.

나 또한 취미로 7년을 하다가 최근에 서울로 올라와서 베이킹 스튜디오에 취직을 했다.

어린 친구들은 다들 어떻게 하면 파티쉐가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제과일을 할 수 있는지 

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 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보기도 하던데

되고 싶은 사람은 일단 먼저 대학교를 제과제빵학과로 가거나 외국으로 유학을 선택 할 것 같다.

그런데 사실 그런거 다 안해도 취직은 가능하다

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파티셰로 취직한 방법을 써보려고 한다.

 

 

 

나 같은 경우는 취미로 만들던 디저트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려두고 있었는데

가끔 판매 문의도 들어오고 대량생산 문의도 들어왔었지만

가게를 하기엔 아직 자금도 없었고 실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.

그래도 죽기 전에 어떻게라도 한 번쯤은 가게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간이과세자 신청을 하고

만들어서 팔려고 했었으나 자택에서 식품을 만들어 파는 건 불법이어서 할 수가 없었다.

판매를 하려면 사업장이 필요했다. 그렇게 포부있게 시작한 사업 욕망은 좌절이 되었고

돈을 모아야지 사업을 하지 라고 생각하며 비자를 따 놓고 가려던 캐나다 워홀을 위해

애슐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. 2달. 딱 2달만에 아 이건 너무 힘들고 이런 일을 할 때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

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엄청 많이 들었었다.

 

그래서 구직 사이트를 매일 확인하던 차에 인스타그램으로 해피해피케이크에서 팀원을 모집한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밤12시에 컴퓨터를 켜 이력서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.

지원동기 자기소개 성장과정 입사후포부 등 너무 술술 써졌다. 그만큼 간절했었다. 

남들은 자소서 쓸 때 자소설이라고 할 정도로 쓰는 것도 어렵고 막막하다는데 난 아니었다.

그렇게 이력서를 보내고 하루 이틀 후에 면접을 볼 수 있었다.

그 때 난 허니비케이크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수강중이어서 끝나고 면접을 보러갔다.

최선을 다해서 어필하고 대화하면서 30분 정도 면접을 봤다.

그 결과를 기다리면서 일주일을 보냈는데 난 내가 붙을 줄 알았다 한 80퍼센트 확신으로.

하지만 합격이 아니었다. 조금 실망스럽고 아쉽긴 했지만 그 공간에는 나보단 다른 분위기의 사람이 어울리나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. 

 

그 후 2번 정도인가 면접을 더 보고 바로 지금 직장에 붙었다.

경력이 없으니 신입으로 들어갔는데 학교는 안 나왔어도 다른 베이킹 클래스를 들어서 합격한걸까 싶었는데

나중에 물어보니 이 일을 진짜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뽑았다고 하셨다.

관련 학과나 학원 등을 안 나왔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!

원래 배우면서 일 하는 분야라서 그렇긴 하지만 만약 정말 하고싶다면 가진게 없어도 얼마든지 길은 있는 것 같다.

 

이 업계가 워낙 임금도 적은 편이고 출퇴근 시간도 일정하지 않은 편인데 

지금 내가 일 하고 있는 곳은 그렇지가 않아서 참 좋다.

점심도 먹고 싶은 거 다 사주시고 퇴근시간도 칼 퇴근이고 일 할 때 덥거나 춥지 않고 마스크도 매일매일 한개씩 주시고 

간식도 사주시고 가끔 퇴근 할 때 깜짝 선물로 치킨 기프티콘도 주시고 떡볶이 기프티콘도 주시고 디저트 먹을 수 있는 건 말이 필요 없고 따뜻하게 사람을 대해주시고 장점을 적으라면 끝도 없다. 

나만 일 잘하면 되는 그런 가게? 랄까

초반에는 집에서 하던 걸 하고 있으니까 일 같지 않고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요즘엔 내가 너무 부족한 걸 느끼고

이렇게 복지가 좋은 만큼 잘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데 그래도 한참 부족한 것 같아서 항상 부담감이 앞선다.

그래도 시작한 만큼 열심히 해보자 하고 정신 차리고 일 하는데 3년 쯤 되면 숙달이 되겠지! 하고 일 하고 있다.

 

집에서 취미로 할 때와 업장에서 일로 할 때는 확실히 다를 수 밖에 없다.

본가를 떠나와 서울에 살게 되니 뭔가 적적할 때도 있고 허전할 때도 있다.

집에서는 매일매일 만들었는데 여기엔 도구들도 없고 오븐도 없어서 집에서는 만들 수 없는 게 아쉽지만 

만들고 싶으면 재료 사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도 된다.

하지만 하루도 빠짐 없이 만들고 먹어서 그러고 싶은 마음은 좀 사라졌다.

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걸 만들어볼까 매일매일 생각하고 만들어보는 재미로 살았는데

퇴근을 하면 쉬고싶고 다른 재밌는 걸 하고 싶어서 요새는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.

그래도 회사에서 생각만 했던 것들을 고품질로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좋다.

 

파티쉐가 된다는 건 

내가 만든 디저트를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먹을 때 가장 뿌듯한 것 같다

예쁜 걸 보는 것도 좋고 직접 만드는 것도 재밌어서 하는 일

좋아서 하는 일

사람이 태어나서 좋아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10%라고 했던가

그 중에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1%라고 하더라

나는 아마 부자는 안 될 것 같지만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!

그래서 앞으로 공부도 할 겸 내가 알고있는 지식, 팁을 포함해서 새로운 정보를 올릴 예정이다.

제과를 할 때 궁금한 것들 알아야 할 것들 그런 것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:}

 

 

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나온 멘들스. 슈를 3층으로 쌓아서 만드는 디저트이다.

 

 

 

레몬 딸기 타르트. 레몬커드를 채우고 딸기크림을 올린다음 머랭을 붙이고 딸기를 오븐에 말려서 얹었다. 레몬산딸기가 더 좋을 것 같은 기분
딸기 타르트였는데 뭘 채웠었더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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